Life2010. 3. 31. 21:14

휘슬이란 생소한 악기를 알게된 때는 그 혹독한(?) 재수시절인 04년...

그리고 이듬해 대학 입학 후 얼마 안돼 딕슨 하디 D키 휘슬을 구입해 곧잘 불곤 했다.

소프라노 음역보단 테너 음역 특유의 깊고 풍부한 저역대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휘슬 소리에 반한 나는

당시에 구하기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학생 신분엔 걸맞지 않은 다소 높은 가격대로 로우 D 휘슬을

단지 음악 감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후 2010년 예비(?) 사회인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나는(어차피 도루 복학생 모드)

다소 부담스럽지만 큰 맘 먹고 골디 휘슬 로우 D를 과감하게 지르고야 말았다.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지르리 하는 나름 자기 합리화를 통해...)

로우휘슬의 그 육중한 자태만큼이나 방 안을 울릴 정도의 풍성한 저음은 따스하면서 상쾌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테너 음역의 로우 휘슬은 소프라노 음역의 하이 휘슬보다 크기와 길이가 훨씬 크다. 길이는 대략 60센티미터 가량.


휘슬의 취구. 호루라기와 거의 비슷한 구조.


휘슬의 재질은 양철(주석), 흑단, 자단, 니켈, 황동, 알루미늄, PVC 등등 다양하며 골디 휘슬의 경우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져 있다.


취구를 확대한 모습, 골디휘슬은 별다른 장식없이 투박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휘슬은 아일랜드 음악을 구성하는 주요한 축이다. 아이리쉬 음악에는 보통 휘슬, 아이리쉬 플룻, 일리언 파이프, 피들, 기타, 보드란
등등이 쓰인다.


휘슬 취구, 풀룻보다 불기 쉬운 구조.
기타 다른 로우휘슬보다 호흡을 훨씬 적게 먹는다.


때깔 곱다. 얼핏보면 악기가 아니라 주방용품 같은 느낌이 든다. 취구는 다른 휘슬에 비해 다소 좁은 편.


휘슬의 지공은 여섯개이며. 상위 옥타브의 음을 내기 위해 특별한 운지는 거의 필요치 않고 약간 더 세게 불면 자연스럽게 한 옥타브 올라간다. 2옥타브는 무리없지만 그 이상은 버겁다.


이 휘슬의 키는 D로 아이리쉬 전통음악의 대부분은 이 D나 G키로 연주한다. C키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다소 생소한 편이다.
이 외에도 Bb이나 Eb 등의 키도 자주 쓰이는 편이다. 휘슬엔 플룻같이 반음을 내는 보조 키가 없기 때문에 보통 2~3개의 휘슬을 소지한다. 개인적으로 D 다음에 Bb을 갖추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휘슬 하단 내부에 있는 제작자 콜린 골디의 서명과 제작년월일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골디 휘슬은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과거엔 해외에서 직접 주문해야 하는 불편함과 긴 대기시간으로 구입하기 매우 어려웠으나 현재는 주기적으로 국내 사이트에서 주문대행을 담당하고 있다

콜린 골디는 그의 스승인 버나드 오버톤의 제자이며 과거엔 그 스승이 제작한 오버톤 휘슬을 구할 수 있었지만 몇 해전 오버톤이 사망하면서 오버톤 휘슬은 더이상 생산되지 않고 골디휘슬라는 브랜드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하지만 휘슬의 구조나 외형, 소리는 오버톤과 거의 같다고 한다.

아무튼 로우 휘슬이 와서 좋긴 한데 로우 휘슬의 지공 사이가 꽤 떨어져 있어 나같이 손이 작은 사람은 매우 불리하다. 이거 잡느라 손가락이 너무 아프다. 짧은 손가락으로 지공을 충분히 막질 못해서 연주할 때 삑사리(?)가 자꾸 나서 정말 짜증난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조금만 더 훈련이 되면 속주도 가능할 것 같다.

로우 휘슬 소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유튜브 링크를 클릭하시라.
http://www.youtube.com/watch?v=LJ0XCs7fvBo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로우 휘슬 곡은 찬송가 "눈을 들어 산을 보니"이다.
로우 휘슬의 매력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한 연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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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2010. 3. 22. 20:51
사진기 하나 달랑 달랑 들고 주일 예배 드리고 집에 가는 길...


교회 근처, 이름 모를 이들.



제대로 된 봄이 오면 다시 푸른 빛깔로 옷 갈아입겠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 집디다.


거칠고 투박한 벽. 왠지 야박하다는 서러움이 몰려온다. 이걸 보고 거절감을 느끼는 이는 나 하나 뿐일까.


황사가 완전히 걷히진 않았지만 토요일 그 답답한 하늘에 비할 수 없다.


계절은 봄인데 내 마음에 봄은 오지 않았다.


날이 저문다. 태양은 사라지는 순간에도 주위의 모든 것을 돋보이게 만들지.


이렇게 렌즈를 태양에 박치기(?)해도 괜찮을런지.


내 모습 연약해도 저 태양만 바라볼 수 있다면 상관없다.


내 마음도 너처럼 건조하기 짝이 없다. 


"우두커니"


단단한 콘크리트 벽을 타고 뻗은 가지들. 저렇게 야박하고 차디찬 콘크리트에도 이런 애정이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단단하다. 견고하다. 반듯하다. 억세다. 차갑다. 그리고 거칠다.


수백번 이곳을 거쳐가도 변하지 않은 이 길. 마치 내 마음같다.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자아.


수요가 없어질 때까지 저 에어컨은 계속 돌아갈 것이다.
무엇이 그리 떳떳하지 못해 창문을 저리 가렸는가. 왜. 
창문을 가린다고 그대들의 허물까지 가려지지는 않는다.


늘상 보는 모습이지만 제대로 본다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무언가 의미가 있진 않을까.
여기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드디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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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2010. 3. 22. 20:49

수채구멍에 엉겨붙은 머리카락과 온갖 오물을 마주하기란 썩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것을 매일 없애는 일도 참 찝찝하기만 합니다.

사람 마음 속에 엉겨붙은 죄도 그렇습니다.
드러나는 것도 싫습니다. 마주하는 것도 싫습니다.

하지만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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