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2012. 2. 22. 14:08












오늘은 졸업식이 있던 날

이렇게 학교에 인파가 몰렸던 적은 입학하고나서 처음 보는 듯하다

난생 처음 보는 대학 졸업식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 (원래 방학 중에 학교를 가본 적이 없었으니 게다가 난 검정고시 출신이라
고교 졸업식도 안 가봤다)

학교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쪽으로 난 길음역입구에서부터 학교 정문 앞에 즐비하게 늘어 서 양 손에 쥔 꽃다발을 쳐들며 흔드는 아줌마들

부모님께 학사모를 씌위드리고 가족,친척,친구들과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는 졸업생이자 이제는 사회초년생인 어깨 사이를

열심히 누비고 다니는 사진기사 아저씨들
(요새도 이런 분들이 계시는구나 분명 오두막에 85mm렸다)

저 민주광장 쪽에는 학사모들이 한꺼번에 하늘로 솟았다가 다시 훅하고 떨어진다 함성소리가 저만치 들려온다

점심 먹으러 식당을 오고 가는 도중에 검은 물결이 만들어내는 생경한 풍경에
사정없이 이리 저리 치이다가

문득 올 8월에 졸업할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난 아직도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내가 대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도무지

그냥 난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에 불과하지 대학생은 아닌 듯 하다

인터넷에서 주민번호를 누르고 대학 합격 통지 축하메시지를 분명히 내눈으로 똑똑히 보고

그것도 모자라 내 지갑엔 내 증명사진이 붙어있는 학생증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고

도서관에서 아무 책이나 골라잡고 카운터에 가 학생증을 내밀면 2주동안의 대출기간이 쩔렁하고 떨어지는데도

사람들이 날더러 대학생이라고 부르긴 하는데 글쎄올시다

나도 내입으로 나 학생이다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왠지 공갈치고 다니는 거 같고

아마 졸업할 때도 그렇게 생각할 거 같다

아님 우리 엄마한테 학사모 씌워드릴 순간에서야 비로소 느끼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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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eHo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