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2010. 1. 31. 22:59

 지금으로 부터 11년전 그러니까 중학생 시절

포토샵을 배우고자 하는 충동이 있어 무작정 포토샵 관련 책을 샀다.

수학문제집이 늘 앞부분의 집합단원에만 손때가 묻은 것처럼

포토샵 책 역시 앞부분만 보고 책꽂이에 영구 소장용으로 모셔놓았다.

포토샵이란 것이 일정한 주기로 새로운 버전이 나오기 때문에

나는 늘 끝까지 해내리라는 근거없는 기대감에 새 버전에 맞는 책을 구입하곤했다.

물론 처음에만 의욕을 보이다가 이내 싫증이 나서 지레 포기해버렸다.

포토샵 책은 물론

영어책을 비롯한 외국어 책이 그렇고 다른 그래픽이나 영상 편집툴 관련 서적도 그렇다.





얼마전 같은 빌라에 사는 이웃이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책장을 집으로 가져왔다.

책장은 깨끗했으며 바닥 네 귀퉁이가 일부 들뜨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견고해서  꽤나 만족스러웠다.

책장이 새로 들어오면서 기존에 있던 책들을 새 책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는데

덩달아 지금은 쓸모없어진 책들을 모아서 버리게 되었다.

과거에 그냥 앞부분만 끄적거린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옛책들은 당연히 퇴출 1순위가 되었다.

버릴 책들을 싸들고 집밖 폐휴지 수거하는 곳에 던져 놓고 다시 계단을 올라가니 참으로 아깝고 또 답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다.

방 안은 무척이나 깔끔해졌지만 넉넉해진 공간만큼이나 내 마음 역시 그리 허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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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heHo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