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 하나 달랑 달랑 들고 주일 예배 드리고 집에 가는 길...
교회 근처, 이름 모를 이들.
제대로 된 봄이 오면 다시 푸른 빛깔로 옷 갈아입겠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 집디다.
거칠고 투박한 벽. 왠지 야박하다는 서러움이 몰려온다. 이걸 보고 거절감을 느끼는 이는 나 하나 뿐일까.
황사가 완전히 걷히진 않았지만 토요일 그 답답한 하늘에 비할 수 없다.
계절은 봄인데 내 마음에 봄은 오지 않았다.
날이 저문다. 태양은 사라지는 순간에도 주위의 모든 것을 돋보이게 만들지.
이렇게 렌즈를 태양에 박치기(?)해도 괜찮을런지.
내 모습 연약해도 저 태양만 바라볼 수 있다면 상관없다.
내 마음도 너처럼 건조하기 짝이 없다.
"우두커니"
단단한 콘크리트 벽을 타고 뻗은 가지들. 저렇게 야박하고 차디찬 콘크리트에도 이런 애정이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단단하다. 견고하다. 반듯하다. 억세다. 차갑다. 그리고 거칠다.
수백번 이곳을 거쳐가도 변하지 않은 이 길. 마치 내 마음같다.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자아.
수요가 없어질 때까지 저 에어컨은 계속 돌아갈 것이다.
무엇이 그리 떳떳하지 못해 창문을 저리 가렸는가. 왜.
창문을 가린다고 그대들의 허물까지 가려지지는 않는다.
늘상 보는 모습이지만 제대로 본다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무언가 의미가 있진 않을까.
여기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드디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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